내가 수출 내보낸 제품에 클레임이 터졌다. 그 일 때문에 인천 남동공단에 있는 제품연구소에 출장 갈 일이 생겼다.
요즘 박 부장이 아내를 의심하는 듯해서 미순과의 만남을 한동안 못 가졌다. 공장으로 발령이 난 박 부장은 주중에는 공장 기숙사에서 생활하고, 주말에만 서울로 올라오는 주말부부로 살고 있었다.
박 부장이 아내를 의심한다는 말은 공장 생산관리부에 근무하는 대학 후배인 김정호 과장에게서 우연히 듣게 된 얘기다. 나와 미순은 당분간 조심 하기 위해서 서로 연락하지 않고 있다.
점심시간이 막 지난 오후 1시 20분쯤이었다. 난 여느 때처럼 내 승용차를 운전하여 인천에 있는 연구소를 향해 가고 있었다. 그런데 남동공단의 메인 도로 사거리에서 신호대기를 위해 막 정차하는 순간 내 차를 뒤에 오던 차가 추돌하였다.
‘쾅…. 우지끈….’
머리가 뒤로 휙 젖혀지며 머리받이에 뒤통수를 부딪쳤다.
차가 교차로로 밀리는 것을 막기 위해 온 힘을 다해 브레이크를 꽉 밟은 후에야 차가 섰다. 차에서 내려 뒤로 가보니 범퍼는 떨어져 덜렁거리고, 트렁크까지 많이 찌그러져 있었다. 소형 화물차였는데 운전자는 문자 메시지를 확인하는 바람에 정차하는 걸 못 봤다고 했다.
일단 차량의 소통에 방해될까 싶어 도로가에 차를 비켜서 치웠다. 연구소에 담당자와 전화 통화를 하고 있었는데 한 여자가 나를 쳐다보며 내 주변에서 자꾸만 머뭇거렸다.
잠시 후 나는 원만하게 보험 처리 받는 조건으로 가해자와 합의했고, 견인차 기사가 연락해서 렌터카가 오기로 하여 그 자리에서 기다리게 되었다.
그런데 아까부터 내 주변에서 얼쩡거리던 그 여자가 눈에 띄었다. 혹시나 아는 사람인가 싶어 찬찬히 바라보게 되었다. 그 여자가 가까이 다가왔을 무렵 나는 그 여자가 누군지 알아보게 되었다.
“어? 오랜만이네?”
“오빠 맞지? 긴가민가했어….”
나는 깜짝 놀라며 인사했다. 이름은 생각이 나지 않았다.
“나야…. 수경이….”
이름을 듣자, 기억 저 깊은 곳에서 아련하게 그때의 일이 어렴풋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반가워하는 그녀를 데리고 남동공단 안에 있는 커피숍을 찾아 들어갔다. 둘이 마주 앉아 옛날의 기억을 떠올리며 우리는 그간의 안부를 물었다.
지금으로부터 약 26년 전, 아마 초겨울쯤이었다. 나는 대학 1학년이었고, 그녀는 여상 3학년이었다. 그녀의 이름은 임수경이었다. 나는 1학년 2학기를 거의 마친 상태로 입대를 기다리고 있었고, 고3인 수경이는 00 백화점에 취업하여 다니는 사회 초년생이었다.
내 친구의 소개로 우리는 만났고, 수경이는 다니던 학교에서 유일하게 그 백화점에 입사하게 된 아이로 성적도 좋았지만, 그보다 몸매와 얼굴이 아주 예뻤다.
우리는 만나자마자 급속도로 친해졌고, 당연히 성관계까지 하기에 이르렀다. 수경이 아빠가 매우 엄해서 외박은 절대 불가능하다던 수경이가 교회에서 성탄절 때 공연할 연극을 준비한다는 핑계로 외박하게 되었고, 나와 수경이의 첫 경험은 그렇게 이루어졌다.
당시 수경이는 미성년자였기에 모텔에 들어갈 때 우리는 무척 긴장했다. 방에 들어가서 서로 어색했던 그 순간이 떠오르자, 갑자기 얼굴이 빨개져 왔다.
“저기, 나 먼저 씻을까?”
“응….”
욕실에 들어간 난 옷을 벗어 변기 위에 올려놓고 몸을 대충 비누칠로 씻어내고는 멍청하게 다시 옷을 다 껴입었다. 방으로 들어가자, 수경이가 욕실로 향했고, 잠시 후 욕실에서 샤워하는 소리가 났다. 그 소리가 왜 그렇게 선정적으로 들리던지 나의 몸은 이미 완전 흥분상태였다.
얼른 옷을 벗어 던졌다. 팬티까지 다 벗은 채로 욕실을 향해 귀를 기울였다. 그리고 수경이의 샤워 소리를 들으며 빳빳해진 자지를 잡고 자위를 했다.
언젠가 고등학교 때 같은 반 녀석이 ‘처음 여자랑 섹스할 때는 딸딸이를 한번 치고 해야지, 안 그러면 금방 싸버린다’는 말이 기억났다.
자지를 잡은 손가락에 힘이 들어가자, 음향효과 때문인지 금방 사정 신호가 왔다. 잽싸게 티슈 몇 장을 뽑아 귀두를 감싸고 사정을 했다.
욕실 도어락이 소리와 함께 수경이가 나오는데 머리는 물에 젖어 촉촉했고, 큰 타월로 몸을 감싼 채 옷가지를 들고나왔다. 그 모습에 난 숨이 콱 막혀왔고, 눈앞이 어질어질했다.
침대에 걸터앉아 있던 나는 이미 자위로 한번 사정했지만, 또다시 자지가 꼴려서 아팠다. 수경이 머리를 말리겠다며 화장대 거울 앞에 앉아 헤어드라이어를 켰다.
난 침대에 누워 이불을 목까지 올려 덮었고, 조금 있다가 머릴 다 말린 수경이가 침대에 누워있던 내 곁으로 와서 누웠다. 이불속으로 들어온 수경이 자기 몸에 둘렀던 타올을 풀었다.
옆으로 돌아누우며 다리를 수경의 다리 위에 올렸다. 순간 수경의 음모가 내 허벅지에 느껴졌다. 손을 뻗어 수경의 가슴을 잡았다. 아직 덜 발달한 듯 아담한 크기였다.
수경의 얼굴을 돌려 키스했다. 키스를 생전 처음 하는 나는 방법을 몰라 그냥 입술만 빨아댔다. 수경이의 혀가 내 입안으로 들어왔고, 이빨이 서로 부딪쳐가며 격렬한 키스를 했다.
열심히 키스에 몰입해 있던 나는 수경의 손이 내 자지를 만지고 있는 줄도 전혀 몰랐다. 용기를 내서 수경이의 보지에 손을 가져갔다. 털이 만져졌고, 혹시 아프기라도 할까 봐서 최대한 천천히 털만 어루만졌다.
그런 내가 답답했는지 수경이 내 손을 잡아 자기 사타구니 깊은 쪽으로 이끌었다.
‘헉….’
난생처음 만져보는 여자의 보지…. 그곳에는 분명 옹달샘이 있었다. 미끄러운 물이 흥건하게 배어 나와 내 손을 적시고 있었다. 나는 학습 능력이 뛰어난 게 틀림없었다. 그다음은 능수능란하게 수경의 보지를 공략했다.
수경의 입에서는 연신 신음이 터져 나왔고, 그 소리는 내 몸의 모든 촉감을 다 깨우기에 충분했다.
“오빠…. 헉…. 이상해…. 끙….”
도저히 더 이상 참는다는 것은 하늘이 두 쪽이 나도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어 삽입을 시도했다. 우선 수경의 몸을 바로 눕히고 위로 올라갔다. 납작 엎드려서 자지에 힘을 바짝 주고 밀어댔는데, 들어가기는커녕 힘만 들었다.
“오빠…. 잠깐만….”
수경이가 나를 저지했다. 손을 아래로 뻗어 잡은 내 자지를 자기 보지에 몇 번 문지르고는 다리를 들어 구멍을 맞췄다. 살짝 힘주어보니 귀두를 무언가가 감싸는 느낌이 들었다.
이내 허리에 힘을 주었다. ‘쑥….’ 들어갈 줄 알았는데 조금 들어가다가 턱에 걸린 느낌이 들고, 또 힘주면 더 들어가는 느낌이 들고, 조금씩 단계별로 들어가는 느낌이 들었다. 수경이는 그때마다 아픈지 인상을 썼지만 아프다는 소리는 안 했다.
몇 번 왕복운동을 하자 이젠 단계의 느낌이 없어졌다. 본격적인 섹스를 시작하려 했으나 나의 첫 경험은 거기까지였다.
“아아…. 억….”
그나마 첨에 자위를 했기에 그 정도였을 것이다. 그 이후 수경과 나는 두 달 정도 더 사귀며 만날 때마다 거의 모텔방을 돌아다니며 섹스를 했었다.
내게 새로운 여자가 생기던 날, 나는 수경과 만나기로 했던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바람맞은 수경은 단단히 화가 났고, 그날 그 이유로 인해 우리는 헤어지게 되었다.
내게 그런 아련한 추억을 주었던 수경을 20년이 훌쩍 지난 지금 이렇게 다시 만난 것이다.
커피숍에서 잠시 얘기를 나누었는데 수경은 지금 00 생명보험 설계사로 일을 한다고 했다. 은행에 다니는 남편을 만나 결혼했지만, 다니던 은행이 더욱 큰 은행과 합쳐지면서 명퇴했고, 백수로 몇 년을 보낸 남편은 현재는 집 나가 연락이 없다고 했다. 슬하에 아들 하나를 두고 있었고, 지금은 인천 남동구 만수동에 산다고 했다.
나는 일이 급했기에 연구소에 갔다가 나와서 수경을 다시 만나기로 하고 헤어졌다. 연구소에서 나오는 길에 아내에게 전화해서 사고 난 얘기와 늦겠다는 얘기로 통화를 했다.
“여보…. 오늘 연구소 고 이사님하고 저녁 먹기로 했는데, 좀 늦을 거야….”
“알았어요…. 술 많이 마시지 마세요….”
차를 타고 나오면서 아까 받았던 수경의 명함을 꺼내 전화를 걸었다. ‘just the two of us"라는 재즈 음악이 내 귀에 들려왔다. 순간 가슴 저편이 아련하게 아파짐이 느껴졌다. 그 노래는 내가 수경과 만날 때 음악다방에서 자주 신청하던 노래였다.
함께 저녁 먹으면서, 반주로 한 잔씩만 먹자고 했던 것이 어영부영 벌써 소주 세 병을 비웠다. 수경은 혀가 살짝 말려 발음이 조금씩 샜지만 자세는 흐트러짐이 없었다. 예전의 수경은 술을 전혀 못 했던 걸로 기억하는데 지금은 곧잘 마셨다.
소주 세 병을 마시고 나와서는 수경이 입가심으로 맥주를 산다고 했다. 대리기사를 불러 수경이 아는 곳이 있다며 나름 인천의 명소인 송도로 갔다.
3층에 있는 카페의 문을 열고 들어가 우리는 창가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맥주를 시켜 한 잔씩 따라 목을 축였을 때 수경이 말했다.
“오빠 그거 알아요?”
“응? 뭐?”
“나한테 첫 남자가 오빠라는 거….”
“피…. 난 또 뭐라고? 나한테도 첫 여자가 넌데 뭐….”
“진짜? 그럼, 오빠 살면서 나 얼마나 생각하고 살았어요?”
“글쎄…. 문득 떠오르긴 했지. 궁금하기도 했고…. 근데 숫자를 세어보질 않아서…. 하하….”
나는 아무렇지도 않게 얘기하며 수경을 쳐다보았다. 하지만 수경은 약간은 충혈된 듯한 그윽한 눈길로 나를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었다.
“있죠…. 여자한테 첫 남자는 그렇지가 않아요. 오빠….”
“…………”
“난 그때 오빠와 헤어지고 나서 평생을, 지금까지도 오빠를 못 잊고 있어요….”
“그래? 영광인데?”
“농담으로 받아치지 말고,…. 오늘 이렇게 오빠를 다시 만난 건 우연이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들어…. 난….”
“에이…. 무슨….”
그렇게 수경은 나와의 우연한 재회에 엄청나게 의미를 부여하고 있었지만, 나한테는 수경이 오늘 나와 잠자리하려는 명분을 세우려는 것으로 보였다. 어쨌든 나는 명분이 있든 없든, 수경과 섹스하고 싶다는 생각만 머릿속에 가득했다.
맥주를 서너 병 나눠 마시고 우리는 일어났다.
“아…. 술이 올라오는데 어떡하지? 지금 운전하면 안되는데….”
수경의 눈치를 봤다. 속이 뻔히 보이는 수작이었지만 수경이 나의 뜻을 받아주었다.
“오빠…. 근처에서 잠시 쉬었다 가요….”
“괜찮겠어?”
“응….”
이십여 년 전에 처음으로 내게 섹스를 경험하게 해준 그녀를 오늘 우연히 만나 다시금 모텔을 찾아 들어가게 되었다.
모텔에 들어간 뒤 샤워하겠다고 내가 먼저 욕실로 들어가 옷을 벗어 수건걸이에 걸어 놓고 샤워기를 틀었다. 온수가 쏟아졌고, 머리부터 따뜻한 물을 몸에 뿌렸다.
욕실 문이 스르륵 열렸다. 그리고 완전 나체 상태의 수경이 욕실로 걸어 들어왔다.
“오빠…. 같이 씻어요. 우리….”
나의 대답이 미처 나오기도 전에 수경이가 욕조로 들어와 내 앞에 서서 샤워기에서 쏟아지는 물로 몸을 적시고 있었다. 뻘쭘해서 멍하니 서 있는 나를 향해 뒤로 돌아선 수경이 내 몸을 닦아주기 시작했다.
“오빠는 나이에 비해 똥배가 별로 없네요? 호호호….”
“뭘…. 너야말로 몸매가 그대로네?”
“진짜? 에이…. 애 낳고 나면 어쩔 수 없이 똥배가 나오고, 가슴은 처지게 되네요…. 다 망가졌어요….”
잠시 웃고 나서 타월을 달라고 해서 수경의 몸 구석구석을 정성껏 닦아주었다. 가슴을 닦고, 배와 등을 닦은 다음 다리를 닦았다.
등 뒤에서 살며시 그녀를 끌어안으며 한 손으로는 가슴을 만지고 다른 손으로 보지 털을 만지다가 슬쩍 가운뎃손가락을 질 쪽으로 밀어 넣었다.
“아….”
비누칠해서인지 느낌이 좋았다. 그녀의 등과 나의 배가 맞닿은 부분도 감촉이 매우 미끄럽고 부드러웠다. 바로 삽입하고 싶었지만, 그녀의 몸에 묻어있는 비눗물을 닦아 주었다. 수경이 빳빳해진 내 자지를 보곤 픽 웃었다.
욕실에서 나와 침대로 갔다. 수건 한 장으로 머리를 감아 말아 올린 그녀가 누워있던 내게로 와 엎드린 채 내 자지를 천천히 자기 입안으로 넣었다. 보드라운 그녀의 혀가 귀두에 닿자, 온몸의 혈류가 자지에 집중되는 거 같았다.
“첫사랑…. 아니 첫 경험의 남자에 대한 감사의 표현이에요…. 호호….”
그녀가 일어나 생긋 웃으며 내게 말했다. 그녀를 눕히고 그녀 위에 내 몸을 실었다.
그녀의 가슴은 많이 풍만해져 있었다. 음모를 입술로 천천히 어루만지다가 엉덩이를 두 손으로 받쳐 들고 집중적으로 그녀의 보지를 빨았다. 그녀의 엉덩이에 힘이 들어가며 보지가 치켜 올라왔다.
“아흑…. 그만…. 그만….”
그녀의 입에서 그만하라는 소리가 나올 때쯤 허리를 세워 일어났다.
다시 자세를 잡고 그녀의 보지 구멍에 맞춰 귀두를 꽂았다. 쉽게 삽입이 되도록 자세를 잡은 그녀는 양손으로 내 엉덩이를 잡아당겼다. 되도록 천천히 삽입했다.
“아…. 오빠….”
그녀의 입에서 흡사 울음 같은 소리가 새어 나왔다.
피스톤 운동이 가속될수록 그녀의 움직임은 나와 박자를 잘 맞춰갔다.
사정이 임박해졌다.
“수, 수경아…. 나오려고 해…. 아….”
“그냥 해….”
“끙….”
마지막 한 방울까지 짜낸 나의 정액은 그녀의 보지에 그렇게 쏟아졌다.
그녀의 위로 맥없이 쓰러졌다. 그녀가 내 머릴 쓰다듬으며 얘기했다.
“오빠…. 그때 오빠랑 헤어지지 않았으면 우리 결혼 했을까?”
나란히 누워 얘기를 서로 주고받다가 언제 잠들었는지 모르게 잠들었고, 6시쯤 잠에서 깨어 보니 수경은 가고 없었다. 모텔은 나서는데 수경으로부터 문자가 왔다.
“오빠…. 정말 반가웠고요, 가끔 연락해 주세요. 내가 연락하긴 좀 그러니까. 기다릴게요….”
며칠 뒤, 수경을 퇴근 후에 만나기로 했다. 수경이 우리 회사 근처에 볼일이 있어 온 김에 만나기로 했다.
“어쩐 일로 서울까지 왔어?”
“아는 사람 소개로 계약 건이 하나 있어서요”
“그래? 계약은 했어?”
“아뇨. 갑자기 일이 생겼다고 이따가 전화 한데요….”
“그래? 그럼, 우리 밥이나 먹으면서 기다릴까?”
“네….”
우리는 인근 식당으로 자리를 옮겼다.
마치 연인처럼 다정하게 저녁을 먹으면서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는데 수경의 전화벨이 울렸다. 오늘 만나기로 한 보험 계약자인 듯싶었다. 그 사람이 자기 집 근처로 와달라고 했다며 함께 가자고 했다. 그런데 그 장소가 하필 우리 집 근처였다.
수경은 약속 장소인 커피숍 들어가며 30분이면 된다고 기다려 달라고 했다. 난 차 안에서 의자를 뒤로 눕혀 음악을 틀어놓고 기다리고 있었다.
잠시 후 그 건물로 들어가는 여자의 뒷모습이 왠지 낯설지가 않아 보였다. 누굴까? 가만히 생각해 보니 분명 내가 아는 누군가와 닮은 듯했다.
30분이 넘어도 나올 기미가 안 보였다. 전화할까 하다가 그냥 궁금해서 들어가 보기로 했다. 2층 계단을 올라가서 카페 문을 열고 들어갔다. 손님이 별로 없어 수경을 금방 찾을 수 있었다. 멀리 수경이가 보였고, 맞은편에 여자가 있었다. 혹시나 하는 맘으로 천천히 발걸음을 옮겨 다가갔다.
“어? 오빠….”
수경이 나를 보자 손을 들어 아는 체했고, 이어 앞에 앉은 사람이 나를 돌아보았다. 순간 깜짝 놀랐다.
“어?”
그녀도 깜짝 놀라는 모습이었다.
“어머…. 아라 아빠…. 여긴 웬일이에요?”
“어어?”
순간 당황해서 말을 잇지 못했다.
“두 분이 서로 아는 사이에요?”
“응…. 사실은, 이쪽은 옛날에 사귀던 여자…. 이쪽은 지금 사귀는 여자….”
수경의 옆자리에 앉아 미순과 수경에게 서로를 숨김없이 소개해 주었다. 그 소리를 들은 미순이 수경의 옆자리에 앉은 내게 불쾌한 감정을 여과 없이 그대로 내보였다.
“근데 왜 거기 앉아? 이쪽으로 와….”
“왜?”
“그냥요…. 좀, 기분이 그러네요….”
나는 두 사람을 화해시키기 위해 술을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