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려다본 여자의 나신은 침대 위에서 어지럽게 흔들리고 있었다. 약간 긴 머리는 땀에 젖은 채 얼굴에 달라붙어 있었고, 두 눈은 꼭 감은 채 어깨가 흔들리고 있었다.
여자의 상반신은 내 입술이 지나갔던 자리와 그렇지 않은 자리가 극명하게 대비되고 있었다. 내 입술이 지나갔던 여자의 왼쪽 젖가슴은 타액으로 젖어 번들거리고 있었지만, 그 반대쪽인 오른쪽 가슴은 타는듯한 갈증을 느끼는 듯이 메말라 보였다.
까칠까칠하게 보일 정도로 건조한 여자의 오른쪽 젖가슴은 체내에서 발산되는 열기에 수분이 모두 증발해 버린 듯했고, 어서 내 입술이 그쪽으로 오기를 갈망하고 있는 듯했다.
하지만 난 한번 흘깃 시선만을 던져둔 채 다시 여자의 왼쪽 젖가슴으로 향할 뿐이었다. 왜냐하면 내 입술을 찾아서 두리번거리고 있는 왼쪽 유두가 내 입술을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상체를 숙여 여자의 유두 곁으로 다가간 나는 곧바로 입으로 물지 않았다. 닿을락 말락 한 거리에서 숨결을 불어 넣기만 했다.
더 이상 여자를 애태우기에는 너무나 가여워 보였기에 못 이긴 척 다시 여자의 젖가슴을 물었다. 하지만 조금 전의 여자의 반응을 다시 한번 더 끌어내고 싶었다. 난 혀로 한 번 쓱 핥아준 다음 이빨을 세웠다. 그러고는 예고도 없이 여자의 유두를 조금 세게 깨물었다.
"아학! 음…."
여자의 입에서는 조금 전과는 또 다른 신음이 터져 나오면서 상반신이 나의 입으로부터 도망가는 듯한 움직임을 보였다. 그렇지만 아까처럼 완전히 내 입을 벗어나지는 않았다. 애써 내 입술로부터 멀어지려는 움직임과 좀 더 내 입술 쪽으로 다가오려는 움직임이 혼재되어 있었다.
나는 여자의 그 혼란스러운 동작이 재미있었다. 여자의 동작만으로도 지금 여자가 느끼는 기분을 어느 정도 예상할 수는 있었지만, 여자의 얼굴에서 나타나는 표정을 보고 싶었다.
도드라진 여자의 유두를 이빨 사이에 끼운 채 고개를 들어 여자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휘어진 여자의 상반신 때문에 잘 보이지 않았지만, 땀에 흠뻑 젖어 달라붙은 여자의 머리카락 사이로 흥분과 기대에 찬 듯한 여자의 모습이 보였다.
이빨로 잘근잘근 여자의 유두를 건드렸고, 여자는 이제 체념한 듯 나에게 자신을 맡기고 있었다. 그리고 침대 시트를 쥐고 있던 여자의 두 손이 어느 사이엔가 다가와 내 입술을 만지고 있었다.
나는 내 입술을 쓰다듬는 여자의 두 손을 움켜쥐고서는 침대 위로 밀어냈다. 여러 곳을 동시에 접하고 싶지는 않았기 때문이었다. 오로지 한 부분만으로 여자를 맛보고 싶었기에….
여자의 두 팔을 내리누른 채 여자의 젖가슴에서 입을 뗐다. 여자의 왼쪽 젖가슴은 유륜 주위가 발갛게 익어있었고, 그 가운데에서 유두가 오뚝하게 솟아있는 모습이 보였다.
내 입술이 자신의 왼쪽 젖가슴을 벗어나자, 오른쪽 젖가슴 쪽으로 올 것이라는 기대를 했던 것일까, 오른쪽 상반신이 내 입술 쪽으로 조금 다가오다가 멈칫거렸다.
오른쪽도?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았다. 오른쪽 젖가슴은 입술이 아닌, 다른 감촉으로 일깨우고 싶었다. 그리고 아직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다른 곳이 많이 남아있었기에….
다시 내 입술은 아래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무시한 채 아래로 내려가는 내 입술이 원망스러운지 여자의 상체가 가늘게 떨렸다.
"음…."
여자의 나직한 한숨 소리를 들으면서 내 입술은 계속 아래로 내려갔고, 이윽고 지금까지와는 다른 부드러운 감촉이 느껴지는 곳에 다다랐다. 그곳은 여자의 복부였고, 약간 아래쪽에 여자의 배꼽이 자리 잡고 있었다. 그리고 그 아래로는 여자의 나이를 그대로 드러내는 듯한 홀쭉한 아랫배가 보였다.
여자의 복부는 거친 호흡 때문인지 위아래로 크게 움직이고 있었다. 그리고 다가온 내 입술을 환영하는 듯한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었다.
스칠 듯이 그 위를 지나간 내 입술은 옴폭 파인 여자의 배꼽으로 다가갔다. 여자의 배꼽은 처음 이 세상에 나올 때의 모습을 간직한 채 수줍게 떨고 있었다. 그런 여자의 배꼽이 사랑스러웠기에, 혀를 집어넣어 가만히 쓰다듬어 주었다.
옴폭 파인 여자의 배꼽 속에서 짭짤한 맛이 느껴졌다. 땀이 살짝 고인듯하다. 속속들이 혀를 들이밀어 핥아 올렸다. 그리고 이런 내 혀의 움직임을 따라서 내 손에 잡혀있는 여자의 두 팔에 힘이 들어갔다가 빠져나가기를 반복했다.
여자의 배꼽을 속속들이 맛본 나는 얼굴을 들었다. 그러고는 자유로워진 두 손으로 여자의 복부를 가만히 쓰다듬었다. 너무나 부드럽고 따뜻했다.
다시 내 시선은 더욱더 아래로 내려갔고, 여자의 속옷이 내 시선 속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여자의 나신을 가리고 있는 단 한 조각의 그 속옷은 여자의 마지막 자존심을 가리고 있었다. 난 여자의 자존심에 상처 주기는 싫었기에 곧바로 그곳으로 손을 뻗지는 않았다. 가만히 허리께를 지나가는 여자의 속옷라인을 따라서 손을 옮겼다.
내 손이 자신의 마지막 남은 한 겹 속옷을 만지고 있다는 것을 느낀 것일까, 여자의 하반신은 긴장으로 굳어있었고, 내 손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는듯했다.
내 시선은 여자의 속옷을 따라 움직이다가 여자의 두 다리가 만나는 지점에서 멈추었다. 깎아지는 듯한 경사를 띈 그곳에는 속옷의 색깔과는 다른 색이 자리 잡고 있었다. 속옷 위로 보이는 그곳은 약간 거뭇거뭇했고, 알 수 없는 열기가 솟아나고 있었다. 그리고 약간의 습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내 입술이 무언가에 홀린 듯이 그곳으로 다가가고 있었다.
"아…."
약간의 비음이 섞인 여자의 신음을 들으면서, 여자의 두 다리를 살짝 벌렸다. 내 손길에 따라 약간의 공간이 생겼다. 그리고 그 사이로 속옷 뒤로 숨어있는 그 무엇이 살짝 모습을 드러냈다.
좀 더 다가간 내 시선에는 약간 거뭇한 곳이 들어왔다. 여자의 삼각주일 것이라 짐작되는 그곳에서는 예의 그 물소리가 들려오고 있었고, 약간 벌려진 여자의 대퇴부가 떨리고 있는 것이 보였다. 그 떨림에 따라 무엇인가가 흘러내리고 있는 듯했고, 그것은 속옷 밑으로 가느다란 선을 만들고 있었다.
'한 번 만져볼까? 아니야. 좀 더 있다가!'
아쉬움을 남긴 채 다시 시선을 옮겼다.
그 밑으로 여자의 두 다리가 있었다. 쭉 곧은 여자의 두 다리는 약간 벌려진 채 내 시선을 맞았다. 난 그런 여자의 두 다리 위로 손을 가져갔다.
"흠칫."
자신의 그곳은 그냥 지나친 채 어느새 다리에 다다른 내 손을 느낀 것일까. 여자는 놀란 듯이 몸을 굳혔다. 그렇게 굳어있는 여자의 다리를 가만히 가만히 부드럽게 쓸어내렸다.
내 손길에 여자의 체모가 일제히 일어섰다. 그런 여자의 체모를 쓰다듬듯이 내 손이 지나갔다. 내 손의 움직임에 여자의 체모는 힘없이 좌우로 휘둘렸지만, 싫은 내색은 없어 보였다. 그리고 간지러운 듯이 약간 피하기만 할 뿐, 조금 전 젖가슴을 스칠 때와는 달리 완전히 내 손에서 벗어나지는 않았다.
여자의 체모를 손바닥으로 느끼면서 아래로 내려가자, 다리의 폭은 점점 좁아졌다. 그러고는 여자의 무릎에 이르렀다.
여자의 무릎을 모아쥔 나는 잠깐 멈추었다가, 손을 뒤로 돌려 여자의 무릎 뒤편으로 향했다. 전면과는 달리 여자의 무릎 뒤편은 부드러웠다. 그 부드러움을 느끼면서 입술을 무릎 위로 가져갔다. 가만히 혀를 내밀어 여자의 무릎을 확인해 보았고, 그런 내 혀를 느낀 것인지 여자의 무릎이 가늘게 떨렸다.
여자의 무릎을 벗어난 내 손은 더욱더 내려가, 여자의 종아리를 지나갔다. 실팍한 여자의 종아리는 이제 막 성인이 된 듯한 여자애의 그것처럼 팔딱거리고 있었다.
그렇게 여자의 종아리를 거친 내 손에 여자의 발목이 잡혔고, 가지런히 모여있는 여자의 발가락이 시선에 들어왔다. 입술로 쓰다듬었다.
화들짝….자기 발가락에 와닿는 낯선 이물질에 여자는 깜짝 놀라는 움직임을 보였다. 하지만 곧바로 내 입술에 사로잡히고 말았다.
"아…."
간지러웠던 것일까.
가만히 입을 벌려 여자의 발가락 가운데 하나를 입에 머금었다. 발가락은 내 혀를 피해서 달아나려 했지만 내 혀는 그런 발가락을 쫓아다녔다.
여자의 발은 작았고, 여자의 발가락은 발에 비해서 조금 길어 보였다. 꼼지락거리는 여자의 발가락을 바라보면서 난 손을 뻗었다.
"까르르."
간지럼을 느낀 여자의 입에서 청명한 웃음소리가 새어 나왔다. 나는 마지막으로 남겨둔 목적지를 향해 시선을 위로 올렸다.
두 손을 들어 여자의 다리를 역으로 거슬러 올라가기 시작했다. 내 손의 움직임이 와 닿는 곳마다 여자의 체모가 소스라칠 듯이 놀라 일어서는 것이 느껴졌다.
내 손은 가느다란 종아리와 무릎을 지나 마지막 한 장 남은 여자의 속옷으로 다가갔다. 내 손이 자신의 어느 부분으로 향한다는 것을 알았을까. 땀에 젖어 촉촉한 여자의 허벅지를 쓰다듬는 순간 여자의 두 다리가 오므려지면서 가늘게 떨렸다. 손바닥으로 전해오는 여자의 떨림을 느끼면서 여자의 두 다리가 만나는 곳 바로 아래까지 올라갔다.
여자의 두 다리가 만나는 부분은 조금 전보다 더 젖어있었다. 마치 작은 샘에서 물이 솟아나듯 여자의 그 부분에서는 조금씩 새어 나오고 있었다.
손을 들어 그 주변을 가만히 눌러보았다.
흠칫….
순간 여자의 호흡이 딱 멈췄다가, 입술 사이를 비집고 가늘게 새어 나오는 게 느껴졌다.
곧바로 그 중심의 샘으로 가져가고 싶지는 않았다. 지상의 부드러움이 아닌 것 같은 그곳을 내 투박한 손으로 덮고 싶지는 않았기에.
가만히 샘 주위를 만져준 뒤에 여자의 허리께로 올라가 속옷 끝을 잡고 조금씩 아래로 내리기 시작했다. 손끝에 걸린 여자의 속옷이 라인 선을 따라 내려가기 시작했다. 아직 거뭇거뭇하던 여자의 숲은 드러나지 않은 채, 여자의 하얀 아랫배만 보였다.
속옷이 골반쯤에 걸렸다. 힘을 줘 끌어내릴 수도 있었지만 그렇게 하기에는 싫었고 여자의 동의를 받고 싶었다. 손끝에 속옷을 걸친 채 가만히 여자의 골반 주위를 두드렸다. 곧 여자의 허벅지에 힘이 들어가는 것이 보였고, 여자의 허리가 떠 오르기 시작했다.
어색한 모습으로 휘어진 여자의 나신은 그 자체로도 알 수 없는 아름다움을 느끼기에는 충분했지만, 힘들어하는 건 보고 싶지 않았기에 손에 힘을 줘 속옷을 당겼다.
드디어 하얗기만 하던 여자의 피부 위로 거뭇거뭇한 색채감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여전히 반쯤은 속옷이 가려진 채 드러나는 여자의 숲은 뜨거운 열기로 가득했다.
속옷을 끌어내리는 속도가 너무 느렸던 것일까. 나신을 지탱하고 있는 여자의 두 다리가 떨렸다.
더 이상 드러난 여자의 숲에 시선을 던져두고 있을 수가 없었다. 손에 조금 힘을 줘 속옷을 끌어당기자, 속옷은 골반을 벗어나 허벅지 아래로 내려가고 말았다. 그리고 여자의 속옷을 다리에서 빼내 침대 너머로 던져버렸다.
이제 여자의 나신은 어느 한 곳 드러나지 않는 부분이 없었다. 세상에 처음 나올 때의 모습을 드러낸 여자의 나신은 내 시선을 피하고자 안간힘을 썼지만, 넓은 침대 위에서 여자의 바람을 들어줄 만한 것은 없었다. 이불마저도 침대 아래로 내려가 버린 뒤였고, 그 사실을 알아챈 여자는 두 손을 들어 자신의 그곳을 가렸다.
여자는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채 침대 위에 누워서 꿈틀대고 있는 여자를 보면서 나도 속옷을 벗었다.
전라가 된 나는 무릎을 꿇고는 여자의 아랫배로 입술을 가져갔다. 내 입술이 자신의 아랫배에 닿자, 여자의 나신이 흠칫 놀랐다. 여자의 두 팔은 여전히 자신의 숲을 가린 채였고, 그래서 내 입술은 자유롭지 못했다.
다시 입술로 여자의 하복부를 더듬기 시작했다. 내 입술은 한동안 여자의 배꼽을 덮고 있다가 혀로 여자의 배꼽을 거칠게 헤집고 있었다. 여자의 숨결은 점차 흐트러지면서 뜨거운 열기가 여자의 나신을 휘감고 있었다.
한동안 여자의 배꼽에 머금었던 내 입술은 조금 더 아래, 여자의 손이 가리고 있는 부분으로 내려갔다. 내 입술이 다가감에 따라 여자는 어쩔 줄 몰라 하는 것 같았다. 아직 준비되지 않았다는 움직임인 것 같았다.
'내가 도와줘야겠군.'
나는 다시 상체를 숙여 은밀한 부위를 가리기 위해 안간힘 쓰는 여자의 오른팔을 살짝 깨물었다. 그러고는 약간 힘을 주면서 여자의 팔을 밀어냈다. 반항해야 하는지, 아니면 이대로 밀려나야 하는 건지 몰라서 우물쭈물하고 있었다. 다시 한번 여자의 팔을 밀어내자, 어쩔 수없이 체념한 것인지 여자의 팔은 힘없이 밀려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