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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의 친구, 그리고 나 - 하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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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1 07.11

"응? 엄마…. 집이 왜 거의 그대로야? 성우 이 자식이 안 도와줬어?" 

 

"응…. 일이 있다고 좀 빨리 갔어…." 

 

저녁 뒤늦게 들어온 아들의 투덜거리는 목소리를 듣고서야 난 현실 세계로 되돌아올 수 있었다. 무슨 정신으로 움직였는지 몰라도 겨우 집 정리는 마칠 수 있었다.

 

 

그렇게 3일이 흘러갔다. 아침부터 전쟁처럼 치르는 출근과 등교를 시키고, 쉴 새 없이 청소기를 돌리고 손빨래를 했지만 내 손에 박힌 가시는 빠질 줄을 몰랐다. 움직이지 않을 땐 이 혼란스러운 감정에 미칠 것만 같아 끊임없이 움직이고 또 움직였다. 

 

 

무심코 틀어놓은 라디오에서 우연히 카펜터스의 음악이 나왔다. 예전에 남편이랑 연애 시절 즐겨듣던 Rainbow Connection….

 

 

그렇게 설레었던 적도 있었는데 지금 우린 왜 이렇게 되었을까? 우리에겐 그때의 마음이 먼지만큼이라도 남아있을까? 웃음이 나왔다. 있을 리가 없다. 

 

 

차라리 미워하고 싸우기라도 했으면 좋겠다. 우린 투명 인간처럼 살고 있다. 아들이라는 매개체가 없으면 펑 하고 사라질 그런 풍선 속의 질소 같은 관계…. 참 허무하다. 

 

 

그 아이와의 순간도 지금의 내 마음처럼 단지 환상 같은 무지개였을까? 나의 단조로운 일상에서 어느 날 스치고 지나간 몽상이었나. 나에겐 그저 스치는 그런 것이 아닌 머물러 있을 행복이란 없는 것인가…. 서러움에 빨래하던 손짓도 멈춰졌다. 

 

 

문득 창밖을 보니 햇살이 좋았다. 우울을 털고 오랜만에 바구니에 빨래 꾸러미를 가득 넣고 밖으로 나갔다. 마당에 쳐놓은 빨랫줄을 다시 세우고 걸기 시작했다.

 

 

빨래를 펴서 탁 하고 터는 느낌과 향긋한 냄새가 오랜만에 내 얼굴에 미소를 주었다. 물기가 튕기면서 순간 무지개처럼 보이기도 했다. 그 순간 시선 너머로 성우가 보였다. 대문 밖에서 나를 보고 있었다. 별로 매우 놀라지 않았다. 언젠가 찾아올 거라고 생각했기에…. 대문을 사이에 둔 채 우린 마주 섰다. 대문을 붙잡고 있는 그의 손에 잔뜩 힘이 들어가 있었다. 

 

 

"학교는?" 

 

"모르겠어요." 

 

 

쓸데없는 질문이었다. 성우가 내 아들도 아닌데…. 우린 지금 각각의 남녀로써 해야 할 말이 있다. 어설픈 엄마 노릇은 그만 해야 한다. 

 

 

"왜 이렇게 늦게 왔어?" 

 

 

해 선 안 될 말이었다. 앞으론 절대 찾아오지 말라고 해야 하는데, 마음이 내 입을 지배하고 있었다. 도무지 주워 담아지지 않았다. 

 

 

"그것도 잘 모르겠어요. 진짜." 

 

 

아는 게 있긴 하니? 라고 물어보고 싶었다. 도통 아는 것도 없으면서 그땐 뭘 그렇게 용감하게 거침없이 내몸에 손을 댔는지 묻고 싶었다. 

 

 

하긴 나도 아는 게 없다. 그러니 서른살이나 어린 이 아이에게 실체가 있는 대답을 원하는 나도 참 어이가 없다. 

 

 

"갑자기 왜 그랬어? 그냥 충동적으로 그런 거야?" 

 

 

제법 어른스러운 질문이다. 이제야 대화의 주도권을 내가 쥐기 시작했다. 

 

 

며칠 동안 녀석을 만나면 무슨 말을 할지 끊임없이 생각한 것 중에 제일 궁금한 것이었다. 만약 충동적으로 그랬다면, 어른스럽게 용서하리라 마음도 먹었다. 워낙 한창때니까…. 

 

 

"갑자기 한 것은 아니에요. 말하진 못했어도 어머니를 볼 때마다 온 맘을 다 해 표현했어요. 나를 봐 달라고…. 내 맘을 알아달라고요…. 한 번도 그러지 않은 적이 없어요. 충동적으로는 아니에요. 오래오래 간직하다 그냥 나도 몰래 펑 한 거예요." 

 

 

날듯이 기뻤다. 너무나도 좋았다. 하늘로 뛰어오를 것 같았다. 

 

 

사실 충동적이라고 말했으면 내 자신이 너무 비참할 것 같았다. 어린아이의 충동적인 스킨쉽이라고 하기엔 내가 느낀 아련함과 설렘이 너무 컸기 때문이다. 그러기엔 나도 이 아이를 따스하게 봐 왔던 그동안의 시간이 꽤 길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난 너보다 서른 살이나 많아. 누가 봐도 이상하지 않니? 왜 내가 좋아?" 

 

 

이건 내 자신에게 묻고 싶은 것이었다. 서른 살이나 어린, 아직 남자라고 부르기에도 민망한 아이인데…. 

 

 

난 왜 이 아이의 행동 하나, 말 한마디에 설레고 흥분되고 떨리는 걸까? 게다가 아들의 친구인데…. 아들을 생각해서라도 도저히 이러면 안 되는데 난 왜 이러는 걸까…. 

 

 

"잘 모르겠어요. 누군가를 좋아하는 게 처음이라, 어떤 게 내 마음을 이렇게 만들었는지 저도 잘 모르겠어요. 그냥 어느 순간부터 어머니를 보기만 해도 설레고 말 한마디라도 하고 싶고, 같이 있는 모습이 상상되고, 하고 싶은 일이 생기고 막 그래요. 저도 몰라서 그러는데, 누군가를 좋아하는데 꼭 이유가 있나요? 원래 그래요?" 

 

 

듣고 싶은 말이었다. 해주고 싶은 말이기도 했다. 

 

 

눈물이 났다. 코도 막혀왔다. 목도 메왔다.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다. 눈물까지 보이고 싶지 않았다. 아니라고, 아직 아이에 불과한 너한테 맘을 뺏긴 게 아니라고, 그리워한 게 아니라고, 그냥 단지 외로워 보이는 네가 안쓰러워서 그런 거라고 말해야 하는데, 그런데 그러기엔 너무 늦어버렸다. 그를 사랑하는 마음이 나의 고개를 들게 하고 눈을 맞추고 나의 진심을 그에게 보여주고 말았다. 

 

 

대문 사이로 비집고 들어온 그의 손이 보였다. 무심코 덥석 잡았다. 그때처럼 여전히 딱딱하게 굳어있었고 떨고 있었다. 두 손으로 그의 손을 만져주며 조금이라도 따뜻하게 해주고 싶었다. 

 

 

아무 말도 없이 한참을 그렇게 그의 손을 만지고 또 만졌다. 조금이나마 부드러워졌다고 느낄 때쯤 성우도 내 손을 잡았다. 덜컹거리는 소리를 뒤로 하고 힘차게 대문을 열어 그를 안으로 들였다. 엉거주춤 서 있는 아이의 손목을 야무지게 잡아서 대문 안으로 데려왔다. 

 

 

한참이나 올려다봐야 하는 얼굴을 살며시 쓰다듬어 주며 천천히 살펴보니 어느새 그의 눈도 퉁퉁 부어있었고 입술도 무척이나 갈라져 있었다. 마음이 무척이나 아렸다. 너도 힘들었구나…. 말해주지 않아도 느껴졌다. 

 

 

"우리 밥 먹자…. 뭐 안 먹었지? 일단 든든히 먹고 학교 가는 거야…. 알았지? 사실 나도 너 보고 싶었어. 도대체가 미워하고 싶어도 미워할 수가 없더라. 참 이상해. 일단 어서 들어가서 얘기하자…." 

 

 

여전히 든든한 그의 어깨를 밀며 집 안으로 들어갔다. 사연 많았던 신발장 앞에서 조금 주춤하긴 했지만 일단 뭐라도 먹이고 싶었다. 

 

 

"방에 가서 좀 씻고 쉬고 있어. 내가 금방 먹을 거 차려줄게. 부르면 내려와…. 알았지?" 

 

 

울어서 퉁퉁 부은 성우를 아들 방 욕실로 올려보내곤 급히 식사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마음만 급했지 딱히 마땅한 재료가 없어서 냉장고에 있던 깻잎김치, 오징어채, 장조림을 꺼내 놓고 내가 은근히 자신 있는 두부 고추장찌개를 만들기 시작했다. 양념장을 만들고, 고추를 송송 썰어넣고 끓이면서 그래도 조금 뭔가 허전해서 계란프라이도 3개 정도 했다. 

 

 

요리하는 내몸이 무척 생동감 있다고 느껴졌다. 최대한 이쁜 그릇에 찌개를 담고 갓구워진 계란프라이에 케첩도 뿌리고, 준비해 놓은 밑반찬들도 세팅하고…. 내가 생각해도 제법 괜찮은 식사가 된 것 같았다. 여자의 요리에는 마음이 담긴다. 

 

 

"성우야…. 밥이 다 됐어…. 내려와…." 

 

 

아무 대답이 없었다. 몇 번을 다시 불러도 마찬가지였다. 이상하다 싶어서 위층으로 올라가 보았다. 

 

 

방문을 슬며시 열어보니 책상에 앉은 체 새근새근 잠들어 있는 게 보였다. 순간 말하려다 망설였다. 너무 맛있게 자는 것 같아서…. 덩치에 비해 작은 의자라 그리 편하지 않을 텐데도 규칙적으로 들리는 호흡소리가 무척이나 잘 자고 있는 듯했다. 

 

 

가까이 다가가서 보니 정말 그랬다. 새근새근은 이럴 때 쓰는 말이구나 싶었다. 뭐라도 먹여야 한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도저히 깨울 수가 없었다. 잠시만 기다려줘야겠단 생각에 나도 아예 책상 아래쪽 침대에 기대어 앉았다. 

 

 

아침부터 나도 피곤했던 탓일까. 잠깐 기다려준다는 게 깜빡 잠이 들었다. 황급히 눈을 뜨자 여전히 평온한 모습으로 잠들어 있는 성우의 얼굴이 보였다. 아이의 얼굴인데 무척이나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듯했다. 불안과 고단함, 슬픔, 어둠이 얼굴에 드리워져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손을 들어 깨지 않게 조심스레 얼굴을 가린 머리칼을 넘겨주기 시작했고 다시금 이내 가만히 바라보았다. 

 

 

잠시 후 성우의 눈이 떠졌다. 그는 책상 위에, 난 책상 밑 침대 아래에서 눈이 마주쳤다. 

 

 

"미안…. 나 땜에 깼어? 피곤했구나. 그동안…." 

 

 

"…." 

 

 

성우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냥, 계속 맴돌았어요. 후회되고, 죄송하고, 바보스럽고, 그립고, 신경질도 나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내가 무기력하고, 예민해지고, 너무 힘든데…. 그런데 하나도 싫지 않았어요. 그런 감정 하나하나가 전혀 싫지 않았어요. 이런 게 뭐죠? 어머니…." 

 

 

"나도 뭐가 뭔지 잘 모르겠어. 진짜…." 

 

 

"그냥 가만히 있어도 어머니 생각만 하면 슬프고 기뻐요…. 그래서 아무것도 못 해요…. 그냥 그 생각 속에 계속 머물러 있어요…. 이게 도대체 뭐죠? 전 어떻게 해야 하죠?" 

 

 

그게 사랑이라고…. 그런 게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이라고 말해주고 싶었지만 그러기엔 내가 너무 초라했다. 나이도 많고, 친구의 엄마이고, 겨우 해줄 수 있는 게 밥 한 끼 뿐이었기에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뭐라고 내가 말을 이어가려던 순간 성우가 내 품으로 파고들었다. 먼지만큼의 위안이라도 주고 싶었던 나는 입을 다문 채 가만히 안고만 있었다. 

 

 

"어머니…. 죄송한데 얼굴 조금만 만져 봐도 돼요?"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떡였다. 

 

 

성우는 조심스레 손을 뻗어 내 뺨에 가져다 댔다. 그리고 아주 부드럽게 어루만지자, 촉감을 느끼려는지 내 눈은 저절로 감겼고 뺨을 어루만지던 손은 엄지로 입술을 부드럽게 어루만져 주었다. 그리곤 당연한 듯이 그날처럼 나의 입술을 찾았던 성우의 입술이 천천히 다가와 다시 입맞춤했다. 

 

 

천천히 입술을 마주 대며 움직이던 그는 혀를 내밀어 내 윗입술을 건드렸고 난 입술을 열고 기쁘게 그의 혀를 받아들였다. 

 

 

서서히 벌어진 우리 입술 사이는 바쁘게 오가는 혀로 인해 갑자기 뜨거워졌다. 내가 더 타오르는지 내 입술을 스치던 성우의 혀를 더욱 입술을 열어 유혹했고 마침내 깊숙이 들어오자, 내 혀를 대고 살짝 부딪쳤다. 

 

 

그렇게 입맞춤은 점점 짙어갔고 어느새 성우의 손이 자연스레 내 가슴을 움켜쥐고 있었다. 가슴을 더듬던 손이 슬그머니 밑으로 내려와 내 옷을 파고들어 오려 하자 난 반사적으로 다급하게 그의 손을 잡았다. 

 

 

하지만 성우는 계속 파고들었고 마침내 브래지어 밑으로 가슴을 거머쥐려는 순간 겨우 정신을 차린 난 다급하게 입을 열었다. 

 

 

"성우야…. 잠시만…. 그만…." 

 

"죄송해요…. 자제가 안 돼요…. 너무 달콤해요…." 

 

"그래도 성우야 여기선…. 일단 밥부터 먹고…. 아…."

 

 

한창때의 뜨거운 몸이 이런 공간에서 키스만으로 끝나리라고 생각한 내가 바보였다. 아니면 바보인 척한 것일까…. 

 

 

성우는 날 더 단단히 부여잡고는 다시금 입술을 들이밀었다. 피해보려 했지만 이내 그의 입술이 다가오자 피하지 않은 채 입술을 받아들였고, 벌어진 입술 사이로 혀가 들어오자 오히려 혀를 밀착해 비비기 시작했다. 

 

 

그 순간 난 어느 정도 포기해 버렸다. 그리고 키스가 짙어지던 순간 그의 손이 윗옷 자락을 들치고는 그 밑으로 손이 들어와 잠시 당황스러웠지만, 내몸은 그때처럼 갑자기 움직임을 멈추었고, 우린 갈수록 짙은 입맞춤을 이어가고 있었다. 

 

 

 

결국 난 그날 아들의 방에서 성우와 첫 섹스를 나누고 말았다. 무지개가 번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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